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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7월 09일
구조조정의 끝은 정규직의 비정규직화 - <소금꽃나무>의 저자 김진숙 님과의 대화에서 -
김진숙(47) 씨는 인문사회과학서점 <그날이오면>후원회 초청으로 지난 6일, 관악구 신림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열린 ‘<소금꽃나무>의 저자 김진숙 님과의 대화’에서 이처럼 말했다. 조그맣고 깡마른 체구의 어디쯤에서 저렇게도 큰 소리가 울려 퍼지는지, 강당 안에 앉아있던 150명의 사람들은 더욱 조용해 졌다. 이 날, 김진숙 씨는 이랜드 노동조합의 홈에버 상암점 점거 농성장을 방문한 후 바로 강연회 장소로 왔던 터였다. 이랜드 노동조합은 '2년 이상 근무 시 정규직화'라는 비정규직보호법안의 핵심조항으로 인해 회사측이 비정규직 계산원들에게 계약해지와 용역 전환, 분리직군 고용 등의 방침을 밝히자, 6월 30일부터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요구하며 9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진숙 씨는 한국에서 제일 오래된 조선소에서 유일한 여자 용접사로 일하다가 노동조합 활동 때문에 86년 회사 측으로부터 해고통지서를 받았다. 그 후 그는 20년을 해고자이자 노동 운동가로 살아오다 얼마 전 자신의 삶과 소망을 담은 책 <소금꽃나무>를 출판했다. <소금꽃나무>라는 책제목은 “한진중공업 다닐 때, 아침 조회 시간에 나래비를 쭉 서 있으면 아저씨들 등짝에 하나같이 허연 소금꽃이 피어 있고 그렇게 서 있는 그들이 소금꽃나무 같곤 했다. 그게 참 서러웠다”라는 데서 붙여졌다. 그는 “사람들은 구조조정 시 자신이 잘리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생각지 못한다. 자신은 남게 될 사람에 속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여기에서 오는 분열이 더 무섭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랜드 노동조합의 파업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힘을 합쳐 싸우고 있기 때문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처지가 극명하게 드러났던 때는 대구지하철 참사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참사로 인한 공식적인 사망자 수가 192명, 심증은 있지만 시체가 발견되지 않은 비공식적인 사망자 수가 300명이 있었다. 이 중에서 세 명의 청소용역 아줌마들도 불탄 시체로 발견되었다. 이들을 알아 볼 수 있었던 것은 그들 손에 껌 떼는 도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합동분양소에 들어가지 못했고 장례식도 제대로 치뤄지지 못했다.” 그는 비정규직 문제를 모른다 하더라도 10:90의 양극화는 알 것이라면서, 90이 10이 되는 길은 없다고 했다. 태어날 때부터 사람들은 10이 되고 90이 된다고 했다. 즉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비정규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90인 우리들은 더욱 단결해야 한다고 했다. “한 때 현대자동차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연봉이 5천만 원이라고 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받았던 것은 아니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비정규직이냐 정규직이냐에 따라서 달랐다. 정규직 내에서도 성과금이나 잔업 여부에 따라서 달랐다. 일년에 천오백만 원을 버는 사람에서부터 5~6천만 원을 받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일해도 천오백만원만 벌 수 있는 사람들을 모른 채하고, 잔업해서 5~6천만을 벌면 행복하겠냐?”고 그가 물었다. 그는 신자유주의 하에서 노동자들이 다 비겁해 졌다고 했다. 그게 정의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내가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침묵하는 사람들은 행복하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본의 가치관으로 살 때는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영혼의 파괴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거북선을 만든 것은 이순신이 아니라 노동자’였고, ‘노동자도 인간이다’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파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진짜 노동자들이 아름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살자며 1시간 30분 동안의 짧은 강연을 마무리했다. 다음날 잡혀 있는 부산의 파업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그는 케이티엑스(KTX) 막차를 타야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돈 있는 사람들 중심으로 움직이는 케이티엑스로 인해, 새마을호와 무궁화호의 노선이 점점 줄어들어 가난하고 약자인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또한 500일 째 철도공사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는 72명의 여승무원들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 정규직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차가 멈춰야만 해결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강연 내 잔기침이 잦았는데 잇따른 강연과 노동 교육 때문이라고 했다. <그날의오면>의 대표는 “세상의 비밀을 알려 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서둘러 강연장을 빠져나가는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