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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3월 18일
바보는 몸으로 산다. 아밀리에 2005-11-23 26 교회에서 들은 이야기가 입니다. 그는 평신도이고 양명희 씨라고 불리우죠. 좋아서 한번 편집하여 올려 봅니다. 읽어 보아 주세요. ^^ - 허문 자리에 선 또 다른 벽 - <몽실이 언니>,<강아지 똥> 과 같은 마음 따뜻한 동화를 쓰시는 권정생 선생님께서 쓰신 글 중‘슬픈 양파 농사’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회원이 아닌데도 자꾸 사가려니 염치가 없어 15000원 회비를 내고 한 살림에 가입을 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사가지고 온 쌀 봉지, 가루 봉지, 기름병을 꺼내 놓고 갑자기 내가 무슨 큰 죄라도 지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괴로워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번 여름 마을 구멍가게에서 음료수 한 병도 사지 않았다. 유해식품 안 먹기로 하고부터 거의 발길을 끊어온 것이다. 장터에서 쌀장사를 하는 만물동 아주머니에게도 , 국수가게도, 호준이네 정미소에도 안 갔다. 무공해 식품이라는 걸 잔뜩 사다놓고 왜 이렇게 갑자기 괴로워지는지 화가 또 난다. 진짜 한 살림은 이웃끼리, 마을 사람끼리 서로 사고 팔고 주고 받으며 살아야 되는데 가까운 이웃은 다 버리고 먼데서 깨끗한 음식만 먹겠다고 한 것이 정말 잘한 것일까? 먹는 것만 깨끗하게 먹는다고 사람이 사람다워 지는 것일까? 정말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것일까? 결국, 양파 농사를 잘 지어놓고도 장사를 잘 못해 큰 손해를 보고 자살까지 해 버린 동네 승현이네 아버지까지 생각이 난다. 밥은 하늘이라 했던가? 그 하늘이 헐값에도 비싸게도 팔려 다니고 독이 들기도 하고, 깨끗하기도 하여, 하늘을 골라 먹는다면 하늘도 인간도 모두가 비참해지지 않겠는가? 이야기에서 ‘유기농’식품은 누구나 동의하는 명제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권정생 선생님을 괴로움에 빠지게 한 또 한 가지는 진짜 한 살림에 관한 것이었지요. 위장을 편안하게 하는 유기농 식품에서 머물지 않고, 아울러 마음까지 편안하게 하는 진짜 한 살림 말입니다. 유기농과 진정한 한 살림. 두 가지 모두 중요한 것이지요. 같은 책에서 그는 평화보다 더 소중한건 이웃 사랑이라고 단언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를 괴롭게 한 원인은 이것이었을거라고 짐작해 봅니다. 유기농과 진짜 한살림이 되는 것.평화와 이웃사랑. 유기농과 진짜 한 살림 사이에서 권정생 선생님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합니다. 다만 고민 할 뿐이지요. 그 고민은 그를 괴롭히고, 심지어는 화까지 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작은 모순과 책임 사이에서 완벽한 제자리를 찾을 수는 없을 것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큰 명제와 작은 모순 사이에서 고민해야 하며, 큰 명제 안에 스스로 갇히지 않도록 몸부림쳐야 할 것입니다. 권정생 선생님의 그 괴로움처럼 우리는 우리의 고민 속에서 차가운 머리와 더불어 불타는 가슴이 있어야 겠습니다. 나의 온기와 체온이 흐르는 경계, 내 몸으로 일궈내고 아파하는 경계가 우리 개개인의 설 자리여야 합니다. 권정생 선생님의 <녹색을 찾는 길>이란 글 중 일부로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인간은 모두 바보로 돌아가야 한다. 천재들은 머리로 살아가지만, 바보는 몸으로 산다. 부처님도 그랬고, 예수님도 그랬고, 진정 이 땅 위의 위대한 인간은 바보로 돌아갔다. 머리로 산 것이 아니라 몸으로 살았다. |